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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7년의 역설: 보수의 고름은 왜 터지지 않았는가? - 아크로폴(ACROP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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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고름

탄핵 7년의 역설: 보수의 고름은 왜 터지지 않았는가?

박근혜 파면 후, 보수정당은 반성 대신 ‘내부 총질’과 ‘미봉책의 합당’을 택했다. 현재 진행형인 ‘보수의 고름’


2017년 3월 10일: ‘보수의 고름’이 드러난 서막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탄핵을 인용한 날이다. 박근혜는 청와대를 나왔다.

그러나 그날 무너진 것은 한 개인의 권력만이 아니었다. 그날은 대한민국 보수정당이 스스로의 민낯을 드러내며 내부 붕괴를 시작한 날이었다.

탄핵은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윤석열 탄핵 후의 국민의짐 방향을 과거로부터 유추할 수 있다.


‘친박 vs 비박’ 내전: 커져가는 ‘보수의 고름’

박근혜가 파면되자마자 보수 진영은 두 패로 쪼개졌다. 친박과 비박. 말 그대로 하루가 멀다 하고 치고받는 난장판이 벌어졌다.

친박은 외쳤다. “탄핵은 배신이다!”, “헌재 결정은 정치 탄핵이다!”

반면 비박은 말했다. “탄핵은 불가피했다.” , “보수를 살리려면 박근혜와 단절해야 한다.”

누가 옳았느냐를 떠나, 중요한 건 그 누구도 진심으로 국민 앞에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탄핵의 본질은 ‘권력 사유화’와 ‘국정 농단’이었는데, 보수는 이를 두고 철학 논쟁도, 제도 반성도 하지 않았다. 대신 내부 총질에만 몰두했다.

이로써 보수붕괴는 가속화되었다.


바른정당의 유약함: 개혁 실패로 농익은 ‘보수의 고름’

결국 비박계는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한다. ‘합리적 보수’, ‘개혁 보수’라는 그럴듯한 간판을 달았다. 말은 좋았다. 문제는 현실이었다.

조직력은 허약했고, 지역 기반은 이미 붕괴돼 있었다. 리더십은 흐릿했고, 노선은 애매했다. 보수 지지층에게는 “탄핵 찬성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2017년 탄핵 후 치른 대선은 참패. 이후 내부 이탈은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누군가는 자유한국당으로 다시 기어 들어갔고, 누군가는 국민의당과 손잡고 바른미래당으로 떠났다.

보수 재건은커녕 보수 분산만 가속화됐다.

비박의 전사들 유승민, 김무성, 정병국, 하태경. 한때 ‘보수 개혁’을 외치던 이름들은 이제 정치사 참고서에서나 찾을 수 있다.


자유한국당의 퇴행: ‘피해자 코스프레’로 덧칠한 ‘보수의 고름’

친박이 지켜낸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을 바꿨다. 하지만 바뀐 건 이름뿐이었다. 탄핵에 대한 진정한 사과? 없었다. 박근혜와의 정치적 단절? 거부했다.

대신 태극기 집회와 극우 세력에 기대기 시작했다. 보수는 정책정당이 아니라 ‘피해자 코스프레 정당’으로 전락했다.

이 시기 보수가 집요하게 외친 말은 단 하나였다. “우리가 억울하다.”

정작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 “우리가 잘못했다.”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친박의 대표자들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김진태. 이름만 들어도 탄핵의 그림자가 겹치는 인물들은 여전히 보수 진영 한복판에 살아남았다.


합당과 분열의 무한 반복: ‘미정리된 탄핵’이라는 ‘보수의 고름’

그 이후의 보수정당 역사는 합당과 분열의 반복이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미래통합당, 그리고 국민의힘. 겉으로는 통합이었지만 실상은 ‘미봉책의 연속’이었다.

탄핵에 대한 평가는 끝내 정리되지 않았다.

책임자는 규명되지 않았고, 반성은 없었으며, 교훈도 도출되지 않았다.

덮어두고, 미루고, 모른 척했다.


시스템 붕괴의 데자뷔: ‘보수의 고름’ 위에서 시작된 윤석열 시대

이 정리되지 않은 탄핵의 유산 위에 윤석열이라는 외부 인물이 올라탔다.

당 내부 인재는 고갈됐고, 정치 철학은 실종됐으며, 기준은 오직 하나였다.

“이길 수 있느냐.”

결과는 뻔했다.

또 한 번의 권력 사유화, 또 한 번의 측근 정치, 또 한 번의 시스템 붕괴.

박근혜 탄핵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보수는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박근혜는 파면됐지만, 박근혜 체제는 청산되지 않았다

박근혜는 파면됐다. 그러나 박근혜 체제는 정치적으로 청산되지 않았다.

책임자들은 살아남았고, 구조는 유지됐으며, 문화는 반복됐다.

그래서 보수는 지금도 묻는다. “왜 국민이 우리를 믿지 않는가?”

답은 이미 2017년에 나왔다. 탄핵을 직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탄핵 이후, 보수는 갈라졌지만, 잘못과는 끝내 결별하지 못했다.

인물을 키우지 못했고, 철학을 만들지 못했다.

그 결과 검찰 출신 정치 초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지금, 국민 모두가 치르고 있다.

– 아크로폴

전란 - 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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