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핏볼의 제왕, 게일로드 페리
스핏볼의 제왕 – 게일로드 페리 (Gaylord Perry)는 1962년부터 1983년까지 선발투수로 뛰면서 314승 265패, 5번의 올스타, 2번의 사이 영 상(Cy Young Award)을 수상했고, 1991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당당히 입성하였음. 기록상으로는 충분히 들어갈 자격이 있지만, 페리는 MLB 역사상 가장 유명한 ‘스핏볼(Spitball) 투수’라는 오명을 쓰고 있음.

스핏볼(Spitball)이란 침, 바셀린 같은 이물질(foreign substance)을 공이나 손가락에 묻혀 공의 움직임에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주는 투구인데, 메이저리그에서는 1920년에 spitball을 불허한다고 발표했음.

게일로드 페리 – 합법과 불법의 경계, 그의 교묘했던 루틴
하지만 페리는 선수 생활 내내 공에 장난을 친다는 의혹을 받았고, 상대 팀은 물론 심판, 관중까지 마운드에서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매의 눈으로 감시하였음. 아이러니하게 그는 단 한 번만 퇴장을 당했음 (그것도 1982년, 43세의 나이일 때).
마운드에서 페리는 손으로 계속해서 모자, 눈썹, 코, 머리 등을 만지면서 마치 손이나 공에 뭔가를 묻힌다는 제스처로 유명했음. 따라서 상대팀 타자는 타석에 집중하는 것보다 페리의 손 움직임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음.
추후 그의 포수로 뛰었던 한 선수는 페리의 공을 받고 그에게 던져주려고 했을 때 공이 너무 미끄러워서 고생했다고 얘기했는데, 어떻게 페리가 선수 생활 내내 단 한 번만 퇴장당했는지는 미스터리임.
논란을 잠재운 압도적인 커리어
이런 부정행위 의혹에도 그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했음.
- 단 1번뿐인 퇴장 기록: 20년이 넘는 선수 생활 동안 심증은 많았지만, 물증이 거의 없었음.
- 꾸준함과 위대함: 21년 동안 5개 팀에서 뛰며 꾸준한 성적을 냈고, 역사상 단 24명뿐인 300승 클럽에 가입한 위대한 투수였음.
- 뛰어난 실력과 승부욕: 푸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이었지만 마운드에서는 엄청난 승부욕과 투지를 보여줬고, 사실 스핏볼이 아니더라도 그의 실력은 출중했음.

결론: 실력으로 증명한 ‘완전범죄’
어찌 보면 약간 지루할 수 있는 야구 경기에서 페리의 ‘부정행위 논란’은 일종의 재밋거리를 제공했음. 페리는 선수 생활 중인 1974년 자서전을 냈는데, 타이틀이 “Me and the Spitter”였을 정도로 뻔뻔하고 당당한 모습을 좋아한 팬들도 많았다고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