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너리거의 눈물젖은 빵은 사실일까?
미국마이너리그 (이미 언급했다시피 6군 체계로 운영 중)에서 메이저리그로 가는 길은 길고 험한 길임. 오타니, 야마모토 등 수준급 선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수천만 달러를 받고 직행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마이너리그를 단계적으로 밟아서 AAA에 도달해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 수 있는 기회가 생김. 구단에서 집중적으로 키우는 선수는 보통 2~4년 정도 걸리지만 이외의 선수는 5~7년 걸려도 도달할 수 없는 게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이라 할 수 있음. 참고로, John Lindsey라는 선수는 마이너리그에서 무려 16년을 뛰다가 메이저리그에 도달했다고 함. 하지만 몇 경기 못 뛰고 8푼 3리의 처참한 기록을 남기고 사라졌음.
대한민국이나 일본의 2군 선수들도 비슷한 상황임. 한국의 KBO 퓨처스리그, 일본의 NPB 2군도 1군 진입을 목표로 뛰는 곳이지만, 워낙 1군 진입 문턱이 높다 보니 오랜 기간 2군에 머물다가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음. 메이저리그처럼 구단이 많은 유망주를 보유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한 건 똑같음.
메이저리그에 진출만 할 수 있으면 바로 최저 연봉이 760,000달러 (약 10억 5백만 원)로 책정되어있기 때문에 생활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되고 6년을 뛰게 되면 free agent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선수 능력에 따라 수백억~수천억 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됨. 문제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인데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많은 선수들은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면서 버텨야 하는 게 현실임.
마이너리그의 낮은 연봉체계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최저생활비보다 낮은 연봉을 받으면서 뛰고 있는데, Rookie 리그 선수의 경우 최저 연봉이 20,000달러에 불과하고 AAA 선수의 경우 최저 연봉이 36,500달러 에 불과함. 이 정도의 연봉으로는 미국에서 생활하기 힘든 수준인데, 가장 큰 이유는 마이너리그 팀들은 메이저리그 구단 소유가 아니라 각각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이들로서는 자신들 예산에 맞게 운영하기 때문임. 마이너리그 팀의 경우 경기당 관중 수가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 수준이기 때문에 최대한 낮은 연봉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음. 물론 마이너리그의 연봉은 메이저리그 단체협약 (CBA)에 의해 결정되지만 낮은 연봉체계는 어쩔 수 없는 현실임.
이와 비교해 KBO와 NPB 2군 선수는 연봉이나 처우가 훨씬 나은 편임. 한국 KBO는 1군 최저 연봉(3,000만 원) 규정이 있어서 퓨처스리그 선수도 최소한의 생계는 보장받고 있음. 일본 NPB는 육성 선수 제도가 따로 있는데, 이 선수들의 최저 연봉은 240만 엔 (약 2,400만 원)으로 마이너리그보다 높은 수준임. 정식 2군 선수의 최저 연봉은 이보다 훨씬 높아서 440만 엔 (약 4,400만 원)이나 된다고 함. 한국과 일본 모두 구단에서 선수의 의식주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아 마이너리거만큼 열악하진 않음.
마이너리그 – 열악한 원정경기 / 음식제공 / 장비제공
Rookie, A, High A 마이너리그의 경우 거의 모든 원정경기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됨. 마이너리그 팀의 경우 최대한 가깝게 위치한 팀끼리 리그 구성을 하지만 가장 긴 원정 거리가 500KM를 훌쩍 넘을 수도 있음. AA, AAA 팀의 경우 필요에 따라 비행기로 이동을 하기도 하지만 메이저리그와 같이 전용기로 이동하는 건 기대하기 힘듬.
원정 경기를 갔을 때 음식 제공이 안 되면 Meal money를 주는데 하루에 $25~30 수준밖에 안되므로 대충 값싼 음식을 사 먹을 수밖에 없음. 경기 전 클럽하우스에서도 식빵, 땅콩버터/잼 수준으로 제공되므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면서 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임. 팀에서 유니폼과 같은 기본적인 아이템은 제공해주지만 배트, 글러브, 운동화 등은 선수 개인 돈으로 충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기에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다고 함. 한가지 재미있는 전통은 메이저리그 주전 선수가 부상 후 컨디션 조절 차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서 뛰게 되면 팀 전체를 위해 밥을 산다고 하니 이때는 그나마 포식을 하게 된다고 함.


한국과 일본은 마이너리그에 비해 훨씬 안정적임. KBO 퓨처스리그나 NPB 2군 선수들은 원정 이동 시 버스를 이용하지만, 숙소와 식사는 구단이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임. 메이저리그처럼 ‘밀 머니’를 받아서 끼니를 해결하는 열악한 상황은 드물다고 함. 야구 용품도 구단에서 어느 정도 지원해주는 편이라, 개인 돈으로 전부 해결해야 하는 마이너리거보다는 부담이 덜하다고 함.
마이너리거는 어떻게 버틸 수 있는건가
이렇게 낮은 연봉을 받으면서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드는데, 아마도 꿈을 향해서 참고 견디는 부분이 크다고 봄. 턱없이 모자라는 돈은 비시즌 중 코칭, 식당 근무, 배달 등으로 충당한다고 하며 여자친구/부인이 일을 해서 서포트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함.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며 짧게는 2년 정도 뛰어보고 야구를 그만두는 선수도 많은 게 현실임.
AAA 팀에서 뛰다가 메이저리그 팀으로 올라가면 76만 달러의 최저 연봉이 적용되지만 다시 AAA로 강등되면 AAA 연봉이 적용되므로 이런 경우 많이 벌어봤자 20~30만 달러 수준이라고 함. 그나마 AAA까지 가면 한국, 일본, 대만 등과 같이 프로야구가 활성화된 국가로 진출할 수 있어 미국에서는 만져볼 수 없는 큰 금액의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생긴 게 다행임 (25년 한국 내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은 180만 달러임).
결론적으로 마이너리거는 ‘꿈’을 위해 ‘눈물 젖은 빵’을 먹는 경우가 많음.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2군 선수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프로 야구 선수’로서의 삶을 유지하며 1군 진입의 꿈을 쫓는다고 볼 수 있음.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생존’과 싸운다면, 한국과 일본의 2군 선수들은 ‘실력’을 갈고닦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볼 수 있음.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면서 꿈을 향해 뛰는 수많은 마이너리거들 화이팅! By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