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행진, 그 공허하고 화려한 서막

바보들의 행진이 시작됐다.
바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
자신이 바보라는 사실을 절대 모른다는 것이다.
장동혁은 지금 단식농성이라는 이름의 정치 자해극을 벌이고 있다.
명분도 없고, 전략도 없고, 감동도 없는 행동이다. 그럼에도 본인은 마치 거대한 결단이라도 한 듯 버티고 있다.
스스로 “나는 바보다”라고 온 세상에 확성기를 들고 외치는 꼴이다.
더 비극적인 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바보 같은 행동을 대단한 투쟁이라 착각한 바보들이 줄지어 방문하고 있다.
말 그대로 ‘바보들의 행진’이다.
바보 1. 이진숙의 등장, 단식장이 아니라 선거 예비무대
단식 첫날, 이진숙이 등장했다.
장동혁 옆에 떡 하니 앉아 사진을 찍고, 그 장면이 언론에 실렸다.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방통위원장에서 밀려나며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인물이다.
그런데 단식장에 나타났다?
이건 투쟁 연대가 아니라 정치적 얼굴도장이다.
혹시라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공천에서 떨어질까 싶어 재빨리 움직인 것으로 추측된다.
전한길이 장동혁 체제 탄생의 결정적 후원자라는 점, 그리고 그 전한길이 자신의 유튜브에서 이진숙을 차기 대구시장 후보로 추천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계산은 명확하다.
문제는 현실이다.
대구 현역 국회의원이자 국회부의장인 주호영이 얽혀 있다. 주호영은 이미 대구시장 출마를 발표했다. 또한 대구경북 통합 이슈도 있다.
이진숙이 이 모든 변수를 뚫고 대구시장이 될 수 있을까?
냉정히 말해, 정치는 바보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하지만 장동혁 고민 좀 하게 생겼다.
바보 2. 황교안의 방문, 실패의 교과서가 찾아오다
미래통합당 대표 출신 황교안도 장동혁을 찾았다.
아이러니하다.
황교안은 단식으로 시작해 총선참패→대표사퇴→정치적실종이라는 풀코스를 먼저 완주한 인물이다.
장동혁은 과거 황교안이 내란선동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외친 적이 있다.
이번 방문은 그에 대한 보은일 것이다.
황교안은 장동혁에게 말했다고 한다.
“나라를 살리는 일을 같이 하자.”
웃음이 나온다.
부정선거를 외치고, 계엄령을 옹호한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를 말한다.
자유민주주의를 망친 당사자들이 그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만큼 역겨운 장면이 또 있을까. 황교안의 방문은 실패의 DNA를 장동혁에게 전수했을 뿐이다.
이들은 아직도 모른다.
무엇이 자유를 파괴했고, 누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렸는지조차.
바보 3. 유승민의 방문이 남긴 의문
유승민의 방문은 의아하다.
그는 12.3 내란 사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윤석열 탄핵 반대를 외치는 국민의힘을 향해 “망하는 길”이라고 경고했던 인물이다.
그런 유승민이 장동혁을 찾았다.
기자들조차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인가?”
그만큼 이 방문은 부자연스럽다.
유승민은 박근혜 탄핵에 앞장섰지만 정치적으로 성공하지 못했고,
지금도 주류 복귀는 요원하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딸의 국립대 교수 임용 의혹까지 더해지며 도덕적 부담도 안고 있다.
이 방문이 신념인지, 계산인지, 아니면 정치적 방황인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확실한 건 장동혁의 단식에 정당성을 부여해 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장동혁의 속내: 내일은 없고 오늘만 있다
장동혁은 이 모든 방문을 즐기고 있다.
느닷없는 단식 선언에 스스로도 찝찝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찾아온다. 사진이 찍힌다. 뉴스가 된다.
그러니 고마울 수밖에.
황교안의 평행이론?
지방선거 참패 이후의 미래?
지금은 관심 없다.
내일은 없고 오늘만 있다.
이 기회에 한동훈을 잘라내고,
당 기강을 잡았다는 이미지만 남기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그렇다면 한동훈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다.
정말 쫓겨나기 싫다면 단식장을 찾으면 된다.
그 순간,
이 희극은 ‘바보들의 행진 완결판’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화려한 막을 내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