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국회의장 : “국회의원 권성동 체포동의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 “특검이 저에 대해 제기한 주장은 모두 거짓입니다. 검사를 20년 했고, 정치는 16년 했습니다. 문제가 될 수 있는 돈을 받을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
권성동의 부인(否認)은 ‘위장(僞裝)’인가? 통일교 1억원의 비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울려 퍼진 우원식 국회의장의 선포는 권성동 의원이 더 이상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통일교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한 권성동의 말이다. “문제가 될 수 있는 돈을 받을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가 아니라, “문제가 될 수 있는 돈은 받았으나 그걸 들킬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 이겠지. 지금 공여자 쪽 증거가 통일교 1억 밖에 없어서 혐의 내용에 본 건만 포함됐을 텐데, 이 사람 과거를 파헤치면 어마어마한 범죄혐의가 드러날 것 같다. 권성동 통일교 의혹은 수면 위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비리 친구, 윤석열-권성동의 ‘오래된 관계’, 그 위험한 동맹
윤석열과의 관계를 되돌아보면 권성동이 왜 그 많은 범죄혐의에 오르내리는지 알 수 있다. 윤석열과 권성동은 1960년생 동갑이다. 권성동이 강릉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 윤석열이 권성동 이웃에 사는 외할머니 댁에 방학 때면 놀러 오곤 해서 10대 초반부터 알고 지냈다고 한다. 윤석열 외할머니가 “옆집에 공부 잘하는 똘똘한 아이가 있으니 친하게 지내라.”라고 하셨단다. 그렇지만 그 후 검사 시절까지 둘이 그렇게 친하게 지내지는 않은 것 같다. 대학도 다르고, 사법시험 시기도 다르고, 검사 시절에도 그렇게 교류할 만한 인연도 없는 것 같다. 둘이 말을 놓는 사이도 아니고 서로 존대말로 대화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윤석열이 검찰총장 시절 문재인 정부와 갈등의 연속일 때, 권성동은 국회에서 윤석열을 지속 옹호한다. 이때부터 여권(민주당)과 맞서는 윤석열의 이미지를 보면서 윤석열을 야권대선주자 감으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윤석열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키고, 그를 대선후보로 만들고, 대통령에 당선되게 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한다. 한 사람은 대통령이 되고, 한 사람은 원내대표가 되어 당정을 둘이 마음대로 주무른다. 이준석 대표를 쫓아낼 때 둘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보면 얼마나 많은 일에 두 사람이 야합했을지 충분히 짐작된다.

수면 위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 해외 원조 사업과 48억 형량거래 비리 의혹
통일교가 자존심이 있지. 기껏 권성동에게 1억 주고 청탁하겠나? 자금력으로는 어느 재벌 못지않은 통일교가 쇼핑백 2개만 주었을까? 쇼핑백 2개에 10억 원이 담긴다고 추정한다는데, 그 돈 받았다고 권성동은 한학자에게 큰절하나? 그 정도 돈 받았다고 윤석열 김건희는 통일교의 대선 지원에 감사하며 정부 정책에 통일교의 민원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나?
해외 원조 사업도 파헤쳐야 한다. 통일교와 캄보디아 원조 건뿐 아니다. 투자 불가로 결정 난 필리핀 차관 사업에 권성동이 끼어든 계기를 파헤쳐야 한다. 최상목 부총리에게 필리핀 사업을 재개하도록 압력 넣고 필리핀까지 방문한 내용을 밝혀야 한다.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진 해외 원조 사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쌍방울 사건과 KH 사건 피의 당사자들에게 형량 거래를 하면서 48억을 받았다는 의혹도 밝혀야 한다. 또한 가장 최근에 나온 백현동 개발 사업자와의 형량 거래도 확실히 수사해야 한다. 이재명과 관련된 사건 수사가 진행될 때도 쌍방울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이는 검찰이 권력의 입맛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심을 강화한다. 윤석열의 비호 아래, 혹은 윤석열과 한 뜻으로 검찰을 움직여 피의자들과 어떤 형량 거래를 했는지 모두 수사해야 한다.

권성동 비리 수사, ‘꼬리 자르기’로 끝나선 안 되는 이유
끝이 없다. 우리가 아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몇몇 관계자들이 제보한 게 전부다. 더 많은 결정적 제보가 이루어지도록 제보자들에 대한 특혜를 생각할 때다. 권성동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법꾸라지가 활개치고 사는 세상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PS) 권키니 (권성동+비키니) 사건: 2014년 10월 8일 정부 세종 청사에서 진행된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장에서 스마트폰으로 비키니를 입은 금발의 외국인 여성의 사진을 보는 현장이 포착되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권키니”라는 별명이 생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