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에는 유독 목소리 큰 사람들이 있다.
조용할 땐 안 보이다가, 카메라만 켜지면 어디선가 튀어나와 마치 촉새처럼 떠드는 인물들이다. 그 대표 주자가 바로 나경원과 한동훈이다.
이 두 사람은 이상하리만큼 공통점이 많다. 남을 공격할 때는 없는 말도 만들어내고, 의혹만 있으면 단정부터 한다. 그런데 정작 자기 자신을 향한 질문 앞에서는 갑자기 입을 닫는다.
정치인이 말로 살고 말로 죽는 존재라지만, 이것은 비겁한 침묵의 교과서다.
말씀 안 드리겠다는 기묘한 화법과 나경원의 비겁한 침묵
나경원은 통일교 접촉설에 대해 지금까지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부인도 아니다, 인정도 아니다. 그저 말씀 안 드리겠다는 애매한 말만 반복한다.
특검 조사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통일교가 지원한 정치인 5명 중 한 명이 나경원이라고 진술했다. 또 천정궁을 방문했으나 금품 수수 여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쯤 되면 질문과 답은 아주 단순하다.
갔습니까, 안 갔습니까? 갔다, 안 갔다.
돈을 받았습니까, 안 받았습니까? 받았다, 안 받았다.
그런데도 나경원의 답변은 늘 같다. 말씀 안 드리겠다.
국회에서는 고함을 치며 정의의 사도처럼 떠들던 사람이 정작 본인 의혹 앞에서는 돌연 무언 수행자가 된다.
TV 카메라 앞에서 주연 배우처럼 행동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나. 이것이 바로 비겁한 침묵의 본모습이다.
당원게시판 900건과 한동훈이 보여주는 비겁한 침묵
한동훈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김건희 비방 글, 그리고 한동훈 본인을 띄우는 글 900여 건이 한동훈 가족 명의로 작성됐다는 의혹.
이 역시 답은 간단하다.
내 가족 맞다, 아니다.
내가 시켰다, 아니다.
그런데 한동훈은 말하지 않는다. 이미 당무감사위는 가족일 가능성이 높다고 중간 발표까지 했다.
그럼에도 그는 불만부터 쏟아낸다.
왜 자꾸 과거를 끄집어내느냐, 이제 미래를 봐야 한다.
이 장면에서 데자뷔를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박근혜라는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해 윤석열이라는 괴물이 탄생했다는 사실을 정말로 잊은 것인가, 아니면 모른 척하는 것인가.
남의 문제에는 촉새, 자기 문제에는 비겁한 침묵을 택하는 위선
한동훈은 거의 매일 SNS에 등장한다.
사소한 일에도 꼭 한마디씩 끼어들고, 훈수 두고, 비아냥거린다. 그런데 자기 문제가 나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말도 안 되는 이유를 하나 던져 놓고 화제를 바꾼다. 사실 확인만 하면 끝날 일조차 회피한다.
이건 전략이 아니다. 그냥 비겁한 침묵이다.
친윤의 그림자와 여전히 계속되는 비겁한 침묵의 뿌리
나경원과 한동훈, 둘 다 윤석열의 핵심 주변인이었다. 특히 한동훈은 검사 시절부터 윤석열의 꼬붕 노릇 했던 사람이다. 윤핵관보다 더 윤핵관 같은 존재들이다. 하지만 12.3 이후 둘의 입장이 갈라진다.
나경원은 12.3 이후 윤어게인 세력과 보조를 맞춘다. 장동혁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다음을 도모한다.
한동훈은 마치 자신이 민주주의를 지켜낸 투사인 양 행동한다. 꼬붕 노릇 했던 일은 일언반구도 없다. 계엄에 반대했다고 스스로를 민주 수호자로 포장하지만, 과거 김건희와의 카톡 330회 교류에 대해서는 윤석열이 연결이 안 돼서라는 황당한 변명을 내놓았다.
불리하면 침묵, 더 불리하면 궤변. 그리고 곧바로 주제 전환. 이 모든 과정이 비겁한 침묵의 연속이다.
서울법대 말고 인간대학을 나왔어야 할 비겁한 침묵의 주역들
윤석열, 나경원, 한동훈. 이들의 공통점은 또 있다. 서울법대, 사법고시 출신.
그런데 요즘 이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서울법대가 아니라 인간대학을 나왔어야 했다는 생각. 기본적인 책임, 질문에 답해야 할 의무, 공적 인물로서의 최소한의 태도. 이 모든 것이 결여된 사람들이 정치판에 버젓이 서 있는 현실.
하지만 마지막 심판은 사법부가 아니다. 유권자다.
다시는 비겁한 침묵으로 일관하는 인물들이 정치판에 쉽게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기억하고, 기록하고, 심판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