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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연찬회 ‘손편지’의 오만: “우리 보수가 IMF 구했다” 역사 왜곡 비판


한 장의 손편지로 드러난 ‘국민의짐’의 민낯

국민의힘 의원들은 29일 열린 연찬회에서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내용의 ‘국민께 드리는 손편지‘를 작성하고 과거를 딛고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손편지 내용 중 코미디 같은 언급이 있다. 바로 반성한다는 정당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문장이다.

“이제 더 이상 국민과 나라가 망해가고 있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다. 우리 보수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IMF 경제위기에서도 금가락지를 내놓으며 이 나라를 구한 애국시민들”이라며 “이번 전당대회서 보여준 당원 동지들의 뜨거운 눈빛과 응원을 잊을 수 없다. 그 결의를 모아 국민께 사랑 받는 당당한 보수정당의 모습을 되찾겠다”

정말 어처구니없다. 자신들이 나라를 구했다고 주장하는 이 오만한 선언은, 국민의힘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IMF 사태의 주범은 누구였나: 곪아 터진 보수 정권의 유산

IMF 사태가 어느 정권에서 발생했나? 보수 혼자 힘으로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나? 보수만 금가락지 내놓았나? 보수가 내놓은 금가락지로만 IMF 졸업했나? 바로 이 ‘상황판단 불능’이 짧은 기간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을 초래한 근본 원인일 것이다.

김영삼 정권까지 수십 년 보수 정권의 경제 정책이 곪아 터진 게 1997년 IMF 사태다. 대기업들의 과도한 차입경영, 금융 시장 취약성, 재벌 중심 경제 구조 등으로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가 위험하다고 판단, 외국 자본이 급속도로 유출되고, 거의 국가 부도 지경까지 이르게 된 사실을 똑똑히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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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금모으기 운동 |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금가락지 내놓은 애국 시민’의 오만한 선별

그걸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희생도 대부분 일반 국민 몫이었다. IMF 금모으기 운동, 기업 구조조정, 금융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화 (정리해고제 도입) 등 실제 피해는 일반국민이 입었다. 실업자가 양산되어 1998년 실업률이 7% 넘어섰다. 

구조조정과 개혁으로 한국 경제의 투명성·국제 경쟁력 강화, IT산업 성장 기반 마련, 위기 극복의 국민적 협조로 우리는 단시간에 IMF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다. 수 많은 국민의 희생과 협조가 만든 결과다. 그런데 그런 국민을 모욕한다. “우리 보수는….. 이 나라를 구한 애국 시민들” 이란다. 참 언어 도단이 아닐 수 없다.

보수 정권의 실책으로 위기가 찾아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민이 금가락지를 모았는데, 이제 와서 자신들만이 애국 시민이라고 선별하는 오만함이라니.


국민의힘, 반성 없는 ‘새로운 출발’, 국민은 믿지 않는다

아무리 손편지를 써서 국민에게 호소해도 소용없다. 기본 사실 조차 망각하고 왜곡하는 집단을 믿을 수 없다. 금가락지 내놓고 나라를 구했다는 사람들이다. 반성을 하려면 사실 인정이 출발점이다. 이런 정신 상태로 연찬회를 했다니, 합숙비만 날린 셈이다. 새삼 ‘국민의짐’이라는 당명이 다시 다가온다.

국민이라는 단어 함부로 쓰지 마라.

아크로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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