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손편지로 드러난 ‘국민의짐’의 민낯
국민의힘 의원들은 29일 열린 연찬회에서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내용의 ‘국민께 드리는 손편지‘를 작성하고 과거를 딛고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손편지 내용 중 코미디 같은 언급이 있다. 바로 반성한다는 정당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문장이다.
“이제 더 이상 국민과 나라가 망해가고 있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다. 우리 보수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IMF 경제위기에서도 금가락지를 내놓으며 이 나라를 구한 애국시민들”이라며 “이번 전당대회서 보여준 당원 동지들의 뜨거운 눈빛과 응원을 잊을 수 없다. 그 결의를 모아 국민께 사랑 받는 당당한 보수정당의 모습을 되찾겠다”
정말 어처구니없다. 자신들이 나라를 구했다고 주장하는 이 오만한 선언은, 국민의힘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IMF 사태의 주범은 누구였나: 곪아 터진 보수 정권의 유산
IMF 사태가 어느 정권에서 발생했나? 보수 혼자 힘으로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나? 보수만 금가락지 내놓았나? 보수가 내놓은 금가락지로만 IMF 졸업했나? 바로 이 ‘상황판단 불능’이 짧은 기간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을 초래한 근본 원인일 것이다.
김영삼 정권까지 수십 년 보수 정권의 경제 정책이 곪아 터진 게 1997년 IMF 사태다. 대기업들의 과도한 차입경영, 금융 시장 취약성, 재벌 중심 경제 구조 등으로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가 위험하다고 판단, 외국 자본이 급속도로 유출되고, 거의 국가 부도 지경까지 이르게 된 사실을 똑똑히 기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