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은 무자비하고 정치인은 무능하다
벌의 세계는 냉혹하다. 여왕벌, 일벌, 수벌. 이 단 세 종류의 질서로 움직이지만, 그 안에는 자연의 냉정한 생존 법칙이 있다. 여왕벌은 하루 2,000개의 알을 낳고 평생 백만 번을 찍어내며 공동체의 존속을 책임진다. 하지만 알 낳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일벌은 죽을 때까지 일한다. 꿀 한 스푼을 따기 위해 5만 번의 비행을 하는 존재가 바로 일벌이다. 수벌은 여왕벌과의 교미 한 번이 인생 전부다. 그마저 끝나면 겨울철에 벌통 밖으로 쫓겨난다. 자연은 이렇게 쓸모 없는 존재를 가차 없이 정리한다.
퀸비코인, 여왕벌의 이름을 빌린 사기극
그런데 ‘퀸비코인’ 사건은 이 자연의 법칙을 비꼬는 듯한 기괴한 현실을 보여준다. 여왕벌을 앞세운 듯한 이름. 한류스타 배용준까지 끌어들여 1만 3000명을 속이고 300억 원을 빼앗은 희대의 코인 사기극. 2020년 빗썸에 상장되자 25원짜리 동전이 275원까지 뛰어올라 “욘사마 코인”이라 불리며 시장은 활활 불탔다. 하지만 그 끝은 상장폐지, 검찰 수사, 주가조작, 구속 기소. 전형적인 스캠코인의 말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