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과 로저비비에 가방, 충견 정치의 이면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그의 배우자가 결국 특검에 의해 기소됐다.
사건의 이름은 우아하지만 내용은 추하다. 일명 로저비비에 가방 사건이다.
267만 원짜리 명품 가방 하나가 대한민국 집권여당 대표의 자리를 설명해 주는 결정적 단서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윤건희에게 바친 김기현의 충성 증표, 명품 가방
이 가방은 아무 의미 없는 선물이 아니다.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김기현이 이준석의 뒤를 이어 대표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른바 윤심, 정확히는 윤건희 부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존재감 없던 김기현이 단숨에 당권을 거머쥔 과정은 능력의 결과가 아니라 권력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감사 인사가 바로 로저비비에 가방이었다.
국민의힘 대표 자리는 결국 267만 원의 가치였다는 사실이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윤핵관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충성스러웠던 김기현
김기현은 흔히 말하는 핵심 윤핵관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 행태를 보면, 그는 윤석열 정권 내내 가장 성실한 충견 중 한 명이었다.
당대표 선거 내내 윤심을 전면에 내걸었고, 대통령실과 친윤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김기현을 밀었다.
윤석열에게 김기현은 딱 맞는 카드였다.
말 잘 듣고, 토 달지 않고, 당을 관리해 줄 사람.
안철수 같은 비주류를 누르고, 이준석과의 갈등을 정리할 관리형 대표.
그 판단의 결과가 바로 김기현 체제였다.
김기현의 당대표 자리는 역부족, 성적표는 참담
김기현은 당대표 자리가 자신의 능력을 한참 벗어난 자리였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준석 체제 초반 60퍼센트를 넘던 당 긍정 평가는 김기현 체제에서 반 토막이 났다.
2023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는 자신의 지역구 구의원 선거에서조차 패배했다. 당대표 지역구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장면이었다. 하반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는 결정타였다.
선거만 망친 게 아니다.
당 운영 전반에서 비주류의 비판은 끊이지 않았고, 리더십은 실종 상태였다.
윤심의 철회 그리고 김기현의 비참한 퇴장
비판이 쌓이자 결국 윤심도 등을 돌렸다.
친윤계가 직접 김기현을 몰아붙이기 시작했고, 과반 득표로 당대표가 된 인물의 말로는 너무나 허무했다.
대표 취임 9개월 만에 사퇴.
기자회견도 없었다.
책임도 없었다.
그냥 페이스북 한 줄로 끝이었다.
대통령실은 대표직은 유지하되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다는 말이 돌았지만, 김기현은 당대표보다 국회의원 배지를 택했다.
이 장면만으로도 이 정치인의 본질은 충분히 설명된다.
버림받아도 변치 않는 김기현의 윤석열 사랑
윤석열에게 버림받았음에도 김기현의 윤석열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고, 2025년 3월 1일 여의도 집회에서는 윤 대통령은 반드시 복귀해야 한다고 외쳤다.
윤석열 자택 앞, 윤어게인 세력의 선봉에도 섰다.
왜일까.
정치적 계산으로도, 실리로도 전혀 맞지 않는 선택이다.
로저비비에의 그림자 뒤에 숨은 김기현의 진실
그래서 합리적 의심이 든다.
혹시 로저비비에 가방 사건이 들통날까 봐 그런 건 아닐까. 설마 267만 원 때문에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김기현은 특검 수사 국면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회적 예의 차원의 선물이다.
국민의힘 대표 당선에 절대적 도움을 준 권력자에게 명품 가방을 건네는 게 사회적 예의라면, 대다수 국민은 그동안 예의도 모르는 인간으로 살아온 셈이다.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들만 사회적 예의를 지키는 사회.
이게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267만 원짜리 대표 김기현과 서울법대의 민낯
다시 정리하자.
국민의힘 대표 자리는 267만원짜리였다.
김기현은 서울법대 출신, 사법고시 패스한 엘리트다.
그런데 결과물은 이 정도다.
서울법대 출신 정치인들을 어디 인간 개조 공장에라도 보내야 하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이 사건은 개인 비리가 아니다. 권력에 줄 서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교과서다.
로저비비에 가방은 작다.
그러나 그 가방에 담긴 정치의 수준은 더 작다.
그리고 그 가방 하나에 무너진 공당의 품격은 너무도 처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