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선 – 보수 자멸의 급행열차인가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났다. 하지만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아직도 선거관련 이슈가 시끄럽다. 그럼에도 서울시장 오세훈은 5선에 성공했고, 한동훈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한동훈의 당선을 두고 “보수 재건의 시작”이라고 평가한다. 심지어 한동훈 본인도 자신이 보수를 재건할 적임자인 것처럼 헛소리를 한다. 그러나 이는 과거와 현실을 외면한 정치적 희망사항에 가깝다.
오히려 한동훈의 당선은 보수 재건의 출발점이 아니라 보수 몰락을 가속화하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지금 보수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민주당이 아니다. 방향을 잃은 내부와 끊임없는 권력투쟁이다. 그리고 한동훈은 그 갈등을 봉합할 인물이 아니라 더욱 증폭시킬 인물에 불과하다.

한동훈 당선 – 보수를 살리는 카드가 아니라 보수를 쪼개는 카드
한동훈의 당선은 개인적으로는 정치적 성공일 수 있다. 하지만 보수 내부에서는 사실상 새로운 권력투쟁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동안 친한계와 비한계의 갈등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한동훈이 국민의힘에 복당하든, 독자 세력을 구축하든, 외곽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든 모든 과정은 결국 국민의힘 당내 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노선 경쟁이 아니라는 점이다.
“누가 진짜 보수인가.”
결국 이런 정체성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는 뻔하다. 당은 마비되고 지도부는 흔들리고 보수는 둘로 갈라진다. 최악의 경우 분당 논란까지 재점화될 수 있다.
보수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통합인데, 한동훈은 통합보다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더 큰 인물이다.

국민이 거부한 것은 윤석열식 불통 정치였다
한동훈이 보수의 새로운 얼굴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보수는 인적 쇄신이라고 주장하겠지만 상당수 국민들의 눈에는 다르게 비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시즌2.”
“불통 검사 정치의 연장.”
이 프레임이 굳어지는 순간 보수의 중도 확장 전략은 사실상 막히게 된다.
한동훈은 아무리 절윤을 외쳐도 국민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사다. 오랜 기간 윤석열의 부역자였다는 사실은 절대 말하지 않는다. 과거와 단절해야 할 보수가 오히려 과거를 소환하는 상징을 전면에 내세우는 셈이다.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항상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한동훈이기에 윤석열식 제2의 불통 사태를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박근혜 앞에서는 징역 구형, 선거철에는 존경?
한동훈 정치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과거를 감추는 것이다.
검사 시절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중형을 구형했던 수사팀의 핵심 인물이었다. 당시에는 적폐 청산의 선봉장처럼 행동했다.
그런데 최근 선거 과정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거나, 보수의 자산이라고 평가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정치인은 입장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입장을 바꿨다면 왜 바뀌었는지 설명해야 한다.
과거에는 강하게 단죄하던 인물을 선거가 다가오자 갑자기 치켜세우는 모습은 많은 국민들에게 진정성보다 뻔뻔한 계산된 정치로 비칠 수밖에 없다.
대안 경쟁이 아니라 내부 숙청 경쟁을 촉발할 한동훈 당선
한동훈은 정치적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차별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가장 쉬운 방법은 기존 보수 정치인들을 공격하는 것이다.
낡은 보수를 비판하고 기득권 세력을 공격하며 개혁가 이미지를 만드는 전략이다.
처음에는 통쾌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국민들이 보게 되는 것은 국가 비전이 아니라 내부 싸움뿐이다.
경제는 어떻게 살릴 것인가. 안보는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저출산과 지방소멸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작 국민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없고 내부 권력투쟁만 반복된다면 보수는 더 이상 수권정당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보수가 살아남으려면 현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한동훈의 국회의원 당선은 개인의 승리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곧 보수의 희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보수에게 한동훈은 통합의 상징이 아니라 분열의 상징이다. 미래 비전의 상징이 아니라 내부 갈등의 촉매제에 더 가깝다.
보수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영웅 찾기부터 멈춰야 한다.
필요한 것은 특정 인물에 대한 맹목적 기대가 아니라 실패 원인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다.
한동훈이 보수 재건의 해답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번 선거는 끝이 아니라 더 큰 몰락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보수의 위기는 인물 부족이 아니다. 진짜 위기는 절윤을 외친다는 이유만으로 한동훈을 보수의 희망이라고 치켜세우는 한심한 현실 인식이다.
– 아크로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