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 정치 – 윤석열 탄핵 이 후 시작 된 장한전쟁… 배신은 또 다른 배신을 낳았다
윤석열 탄핵과 대선 패배.
국민의힘이 맞이한 최악의 시기였다. 정권은 무너졌고, 당은 방향을 잃었다. 누구도 국민의힘이 이렇게까지 몰락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 혼란의 한가운데서 장동혁은 당대표에 도전했고, 결국 당권을 거머쥐었다. 그것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말이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그의 승리 기반이었다.
과거 한동훈이 당 쇄신을 외치며 거리를 두려 했던 강성 보수층, 이른바 태극기부대 계열이 장동혁을 전폭적으로 밀어 올렸다. 결국 당원들의 전략적 선택은 장동혁 체제를 탄생시켰고, 그 결과 국민의힘은 더욱 극단적인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 체제 아래에서 대한민국 정당사에 남을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전임 당대표 한동훈 제명이다.
배신 정치 – 강성 당원만 바라 본 장동혁, 극단의 선택을 하다
장동혁의 당대표 승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대부분은 김문수의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장동혁은 일반 보수층이 아니라 가장 강성인 당원들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고들었다.
2025년 8월 13일 대전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는 그의 정치 노선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는 윤석열 탄핵 찬성과 윤석열과의 절연을 주장한 조경태와 안철수를 지지하는 당원들을 향해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심지어 연설 도중 전한길을 옹호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과 정권을 지키자고 함께 싸운 사람들에게 대선 끝났다고 냄새나니 가까이 오지 말라, 더러우니 나가라고 하는 여러분이 부끄럽다.”
국민 통합도, 당 혁신도 아니었다. 오직 강성 지지층의 분노를 자극하는 정치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내란 특검 참고인 조사에 응한 조경태를 겨냥해 “동지들을 팔아 넘기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하며 조경태를 지지하는 당원들에게 삿대질까지 했다.
당대표 후보의 모습이라기보다 극우 강성층의 대변인이었다.
결국 그는 극단의 지지를 얻기 위해 스스로 극단으로 향하는 길을 선택했다.
배신 정치 – 결국 칼 끝은 한동훈을 향했다
강성 보수의 힘으로 당권을 장악한 장동혁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한동훈이었다.
윤석열 탄핵 국면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걸었고, 강성 당원들에게 한동훈은 이미 ‘배신자’로 규정된 인물이었다.
마침 장동혁의 손에는 결정적인 카드가 있었다.
바로 이른바 ‘당원게시판 사건’이다.
한동훈과 가족 명의 계정에서 윤석열, 김건희, 당직자들을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는 의혹은 오래 전부터 당내 갈등의 불씨였다.
장동혁은 기다렸다.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순간에 그 카드를 꺼냈다.
결국 한동훈은 국민의힘에서 제명됐다.
한동훈의 해명은 “사전에 몰랐다”는 수준에 머물렀고, 정치적 반격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한동훈의 정치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결국 그는 속수무책으로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팬덤은 있었지만 정치세력은 없었다
한동훈은 당대표 경선에조차 출마하지 못했었다.
더 뼈아픈 것은 국민의힘으로부터 제명되는 과정에서 그의 정치적 기반이 얼마나 허약했는지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는 당내 조직을 키우기보다 팬덤 정치에 의존했다.
그러나 정치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온라인 응원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정작 위기가 닥치자 팬덤은 아무런 힘이 되지 못했다.
소수의 친한계 의원들도 한동훈 제명을 막아낼 만큼의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들은 당에서 아무런 영향력 조차 없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결국 한동훈은 철저히 고립됐다.
그가 믿었던 정치적 자산은 결정적인 순간 아무런 방패가 되지 못했고, 오히려 그의 정치력이 얼마나 취약했는지 만 드러냈다.
한때 일부에서 차기 보수의 희망으로 불렸던 정치인이 하루아침에 당에서 쫓겨나는 모습은 정치의 냉혹함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배신의 정치가 만든 또 하나의 비극
여의도 정치는 잔인하다.
영원한 동지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
윤석열은 오랜 시간 한동훈을 키웠지만 마지막에는 버렸다.
한동훈은 윤석열과 결별하며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한동훈이 정치적으로 성장시킨 장동혁은 결국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한동훈을 버렸다.
배신은 또 다른 배신을 낳았고, 권력은 다시 새로운 배신을 만들어냈다.
이것이 오늘날 국민의힘 권력투쟁의 본질이다.

장한전쟁,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장동혁은 지금까지는 승자가 됐다.
그러나 정치에서 오늘의 승자가 내일도 승자라는 보장은 없다.
반대로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한동훈 역시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정치는 복수의 역사이기도 하다.
과연 한동훈은 다시 정치적 기반을 회복해 장동혁에게 되갚을 수 있을까.
아니면 장동혁 역시 자신이 한동훈에게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또 다른 후배에게 버림받게 될까.
‘장한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동훈이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돌아 온 지금, 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짜 전쟁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 아크로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