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를 넘어선 정치가 사라지고, ‘공천권‘만 남은 민주당의 민낯
민주당의 내분은 갈수록 진흙탕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책 경쟁도, 미래 비전도 아니다. 지금 당 안에서 벌어지는 것은 누가 더 큰 명분을 갖고 있는지를 다투는 정치가 아니라,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하는 계파 전쟁이다.
마치 역사 속 종파 갈등을 연상시킬 정도로 상대를 ‘이단’으로 몰아세우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종파 싸움이 무서운 이유는 단 하나의 절대 권력과 정통성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지금 민주당 내부 역시 단일 리더십과 정치적 정통성을 둘러싼 경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멸칭 정치 – 멸칭으로 얼룩진 민주당의 민 낯
최근 온라인과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 더욱 씁쓸하다.
양측 지지층은 서로를 향해 언어유희를 가장한 기괴한 멸칭을 만들어 공격하고 있다.
정통 주류를 비하하는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라는 표현이 등장했고, 이에 맞서는 친명계를 겨냥한 ‘한강새똥돼주길’ (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 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문제는 멸칭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끊임없이 문제발언을 일삼는다는데 있다. 때로는 공개석상에서 알량한 입으로, 때로는 어줍잖은 글솜씨로 끊임없이 상대방을 도발한다. 공격 당한 사람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반격한다. ‘언어 유희 놀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짓들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정치적 견해를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조롱하고 낙인 찍는 언어가 당내 갈등의 상징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거대 권력이나 보수 진영을 상대할 때는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사람들이, 당내 경쟁자를 향해서는 놀라울 정도의 결집력과 공격성을 보여준다. 서로를 ‘배신자’와 ‘이단’으로 규정하는 모습은 정치적 경쟁이라기보다 감정적 전쟁에 가깝다.
멸칭 정치 – 누가 더 옳은가가 아니라, 누가 권력을 쥐는가
이 싸움을 어느 한쪽의 정의로운 투쟁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양비론적 관점에서 보면 결국 도긴개긴의 권력 다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한쪽은 과거의 조직력과 여론 형성 능력을 앞세워 자신들만이 민주개혁 진영의 적통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한쪽은 현재의 권력과 당원 조직, 온라인 영향력을 기반으로 기존 세력을 밀어내려 한다.
방식은 다르지만 목표는 비슷하다.
누가 당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공천권을 행사할 것인가를 둘러싼 경쟁이라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멸칭 정치 – 민주주의와 개혁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계파 정치
각 세력 대표 인사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이러한 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문조털래유’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당원 민주주의와 당원 권리 강화를 강조한다. 그러나 이들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주장 역시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과 지지층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친명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은 새로운 개혁과 선명성을 내세운다. 하지만 이들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과거 정치 행보와 계파 이동을 거론하며, 혁신이라는 구호 역시 결국 권력 재편과 공천 경쟁의 연장선이라고 평가한다.
결국 양측 모두 상대를 개혁 대상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기득권에는 관대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진짜 싸움은 결국 ‘공천권‘
이 치열한 내분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은 무엇일까.
결국 공천권이다.
정치인의 생사를 좌우하는 공천권과 국회의원 배지를 향한 경쟁이 계파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냉정하게 묻고 싶다.
지금 이들에게 김대중과 노무현이 강조했던 통합과 대의는 얼마나 남아 있는가.
국민을 위한 정책 경쟁보다 다음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멸칭 정치의 끝은 국민의 심판이다
정당은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서로에게 기괴한 멸칭을 붙이고 적대감을 키우는 정치가 계속된다면, 국민은 더 이상 그것을 건강한 경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문조털래유’든 ‘한강새똥돼주길’이든, 이름만 다를 뿐 계파의 이해관계만 앞세운 싸움이라면 결국 남는 것은 당의 분열과 국민의 피로감뿐이다.
대의를 버리고 배지와 공천을 위해 동지를 적으로 만드는 정치가 계속된다면, 그 끝에는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냉혹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정당은 계파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부터 다시 되새겨야 할 때다.
– 아크로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