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없는 친윤당’, 국민의힘을 붙잡고 있는 그림자 권력의 민낯
윤석열은 정치적 권력을 잃었다. 대통령직도 사라졌고, 더 이상 국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도 없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를 들여다보면 정작 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친윤 기득권이다.
윤석열 개인은 무대에서 내려왔지만, 그를 중심으로 권력을 누렸던 정치인들은 책임도, 반성도, 퇴진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내 권력 구조를 다시 움켜쥐며 국민의힘을 사실상 ‘대통령 없는 친윤당’으로 만들고 있다.
윤석열은 떠났지만, 친윤은 당을 떠나지 않았다.
충성의 대상은 사라졌지만 기득권은 남았다
친윤 정치의 본질은 더 이상 윤석열 개인에 대한 충성이 아니다.
이제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다.
당권 유지와 차기 공천권 사수.
권력의 중심이 사라지자 남은 것은 기득권뿐이었다. 당을 쇄신해야 할 시기에 친윤 세력은 스스로 물러나기는커녕 당내 권력 지형을 다시 장악하는 데 집중했다.
결국 국민의힘의 자발적 혁신은 사실상 멈춰 섰다. 새로운 보수를 만들 기회는 친윤 기득권의 이해관계 앞에서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탄핵 이후에도 이어진 친윤의 권력 재편
계엄과 탄핵 정국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는 큰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그 공백은 오래가지 않았다.
친윤계는 곧바로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 등 핵심 당직을 확보하며 당권을 재정비했다.
권성동은 탄핵 직후 원내대표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친윤 중심의 당 운영을 이끌었고, 권영세 체제 역시 친윤 색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과의 정치적 절연이나 당 차원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조금도 힘을 얻지 못했다.
친윤 핵심 인사들은 윤석열과 거리를 두는 움직임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웠고, 결과적으로 쇄신 요구는 당내에서 좀처럼 힘을 얻지 못했다.
현재는 징역형을 받아 교도소에 수감중인 권성동을 제외한 주요 친윤 인사들이 여전히 당내 영향력을 유지하며 ‘그림자 권력’을 형성하고 있다.

윤석열은 사라졌지만 정치 방식은 그대로다
윤상현, 김기현, 나경원 등 친윤 핵심 정치인들은 윤석열 사법 처리 이후에도 강성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이어갔다.
윤석열과의 절연론은 ‘민주당 정치 공세에 동조하는 행위’라는 프레임으로 규정되며 당내에서 쉽게 힘을 얻지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윤핵관의 한 명인 윤한홍마저 친윤 지도부를 비판했지만, 당의 권력 구조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람은 바뀌어도 시스템은 그대로였다.
그것이 오늘날 국민의힘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극우 팬덤과 결합한 기득권 정치
윤석열이라는 중심축이 사라진 뒤 친윤계는 새로운 정치적 기반을 찾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강성 보수 유튜버와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 세력과의 연대를 강화한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당내 쇄신을 요구하는 의원들은 ‘배신자’, ‘민주당 2중대’라는 공격을 받기 일쑤다.
건전한 내부 비판은 사라지고 충성 경쟁만 남는 구조에서는 어떤 정당도 혁신하기 어렵다.
당내 조직과 강성 팬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쇄신파 의원들의 목소리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차기 총선 공천권까지 결부된다면,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은 더욱 강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또한 정점식 원내대표 체제 역시 이러한 친윤 중심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정점식은 윤석열과 검사 생활도 같이 했고, 국민의힘에서도 대표적인 친윤 인사다. 친윤 주류가 원내 권력을 다시 장악했다는 정치적 선언인 것이다.

보수를 무너뜨리는 것은 윤석열이 아니라 ‘친윤 기득권’이다
많은 사람들은 국민의힘 위기의 원인을 윤석열 개인에게서 찾는다.
그러나 지금 당을 움직이는 것은 윤석열이 아니다.
윤석열 이후에도 그의 정치적 유산을 명분 삼아 당내 권력을 유지하려는 친윤 기득권이야말로 국민의힘 쇄신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권영세,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이철규 등 친윤 핵심 인사들은 앞으로도 당내 영향력을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특정 인물의 존재가 아니다.
권력이 잘못돼도 책임지지 않는 정치 문화, 쇄신보다 기득권을 우선하는 정치 구조, 내부 비판을 적으로 규정하는 폐쇄성이 계속된다면 국민의힘은 변화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셈이다.
보수 정당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과거의 권력 구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과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 친윤 인사들의 척결 없는 보수의 혁신은 한낱 구호에 불과하다.
그 변화가 없다면 ‘윤석열 이후’가 아니라 ‘친윤 이후’가 오기 전까지 국민의힘의 재건은 쉽지 않을 것이다.
– 아크로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