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자멸의 길을 걸었다. 본인의 역량을 훨씬 넘어서는 자리에 앉게 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그런 무능력자를 도와 윤석열 개인의 파멸은 물론 나라를 망친 사람들이 있다. 정치 평론가는 물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마다 선택이 다를 수 있다. 모두까기가 뽑은 그 다섯 명의 죄악을 하나씩 파헤친다. 을사오적이 나라를 팔아 먹었듯 이들도 대한민국을 망쳤다. 그 네 번째는 건진과 고성국 두 명이다.
건진법사와 고성국, ‘비공식 권력’의 그림자
정권은 공식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대통령에게는 비서실이 있고, 국가안보실이 있으며, 수많은 공직자와 전문가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공식 참모보다 비선과 사적 인맥, 그리고 극단적 정치 유튜브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동했다.
윤석열 정부의 몰락을 이야기할 때 권성동, 이상민, 김용현 같은 공식 권력만 거론해서는 부족하다. 직함도, 법적 책임도 없는 사람들이 국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 자체가 이 정부의 가장 치명적인 실패였다.
그 중심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와 정치평론가 겸 유튜버 고성국이 있었다.
무속이 국정을 흔들다, 건진법사의 그림자
건진법사 전성배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윤석열 캠프의 실세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됐다.
단순한 무속인이 아니라 김건희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대통령 부부 주변을 오랫동안 드나든 인물로 알려졌다. 윤석열이 검사 시절 징계와 좌천 등 정치적·개인적 위기를 겪을 때에도 건진의 조언을 받았다는 사실들이 여러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사적 관계와 공적 영역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이다.
건진의 딸이 김건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업무를 돕거나 직원 채용에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개인적 친분이 권력 주변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건진은 “윤석열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김건희의 신뢰를 얻었고, 이후 권력 핵심과의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과 이권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통일교 측 청탁과 관련해 명품 가방과 고가의 목걸이 등 금품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중형을 선고했다.
만약 특정 종교단체의 현안이 비선 네트워크를 통해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됐다면, 이는 단순한 비리가 아니라 국가 운영 원칙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정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운영되어야지 무속과 사적 인맥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공식 참모보다 유튜브를 믿은 대통령
건진이 비선의 축이었다면, 고성국은 윤석열 정부의 현실 인식을 왜곡시킨 또 하나의 축이었다.
윤석열은 재임 기간 공식 참모들의 보고보다 일부 정치 유튜버들과 자주 소통했다는 사실이 여러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특히 고성국과는 비상계엄 선포 이전까지도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고, 사적인 술자리도 여러 번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고성국이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선관위 전산 조작 의혹과 부정선거 음모론은 이후 윤석열의 공개 발언과 계엄 선포 당시 논리와 상당 부분 겹쳤다.
참모들의 객관적인 보고보다 극단적인 정치 콘텐츠가 대통령의 현실 인식을 지배했다면, 그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붕괴다.
국가 최고 지도자의 판단 근거가 검증된 정보가 아니라 음모론이었다면 민주주의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다.
비선과 음모론이 만든 국정 실패
윤석열 정부가 실패한 이유는 야당 때문도, 언론 때문도 아니었다.
공식 조직보다 비공식 네트워크를 신뢰했고, 전문가보다 사적 친분을 우선했으며, 검증된 정책보다 음모론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국정은 회의실에서 결정돼야 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목격한 것은 비선 인맥, 사적 친분, 무속 논란, 그리고 유튜브 정치였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대화는 사라졌고, 타협은 실종됐으며, 정권은 극단적인 대결만 반복하다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
국가를 운영하는 가장 위험한 방식은 책임지는 사람이 아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다.
건진법사는 공식 직책 하나 없이 권력 주변을 맴돌았고, 고성국은 공직자가 아니면서도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바로 이런 구조가 윤석열 정부를 무너뜨린 결정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비선정치의 결말은 언제나 같다
역사는 반복해서 증명해 왔다.
공식 시스템을 무시하고 비선에 의존한 권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문가보다 무속인을 믿고, 객관적 정보보다 음모론을 신뢰하는 순간 국정 운영은 이미 정상 궤도를 벗어난다.
윤석열 정부 역시 그 예외가 아니었다.
정권은 결국 비선과 음모론에 발목이 잡혀 스스로 무너졌다.
P.S. 명태균이 이 글을 보면 “왜 나는 빠졌느냐”고 서운해할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윤석열 정권 멸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던 만큼, 그의 이야기는 나중에 다뤄보겠다.
– 아크로폴















